[사설] 김우중 "세계경영" 도전정신, 청년층 계승되길

아시아투데이

공격적인 ‘세계경영’의 개척자로 경제개발 시대 ‘대우 신화’를 써내려갔지만 외환위기의 파고에 그룹의 해체를 겪어야 했던 영욕의 기업인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83세로 영면했다. 1967년 31세 때 자본금 500만원으로 대우실업을 세운 그는 무역을 통해 축적한 자본으로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감행해 20년이 채 안 돼 삼성과 현대에 견주는 대우그룹을 키워냈다.

특히 1980년대 후반 동구권 몰락을 계기로 동유럽과 중동·아프리카·남미 등에 적극 진출하는 ‘세계경영’ 전략을 구사, 해외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인수했다. 이런 공격적 경영 덕분에 빠르게 성장해서 1999년 해체 직전 대우그룹은 41개 계열사와 600여개의 해외법인·지사망을 거느린 ‘제국’이었다.

이런 대우 신화는 1997년 외환위기와 함께 무너지고 말았다. 외환위기와 함께 닥친 고금리는 차입으로 공격적 사업확장을 꾀한 대우그룹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분식회계까지 불거지면서 대우그룹은 1999년 해체되고 말았다. 위기를 넘기기 위해 늘린 부채가 이자율 급등으로 오히려 더 큰 짐이 됐고, 결국 대우의 모든 계열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김 전 회장은 2005년 국내로 들어와 분식회계 주도 혐의로 2006년 징역 8년 6개월과 벌금 1000만원, 추징금 17조9000만원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2008년 특별사면됐다. 자산순위 국내 2위의 그룹을 일군 영광 이후 겪게 된 고난의 세월이었다. 그런 속에서도 그는 2010년 이후 ‘글로벌 청년사업가 양성사업’을 벌여 해외에서 후진 기업가들의 양성에 힘을 쏟았다.

기업가의 성공 못잖게 실패담도 소중한 교훈이다. 영면한 김우중 전 회장의 영욕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그에 대한 평가와 외환위기 당시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지만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던 그의 도전정신과 ‘수출대금을 원자재로 받는’ 창의성만큼은 모두 인정하고 있다. 그가 말년에 염원했듯이 우리 젊은이들에게 기업가 정신이 다시 불붙기를 기원하며 그의 평안한 영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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