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이 아닌 우리의 이야기(종합)

더팩트

배우 공유(왼쪽)과 정유미는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김세정 기자
배우 공유(왼쪽)과 정유미는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김세정 기자

'82년생 김지영' 10월 23일 개봉

[더팩트|박슬기 기자] 영화 속 김지영이 울자 관객석에서도 울음이 터져나왔다. 현실에 지쳐있는 김지영의 모습에서 우리네 모습이 투영됐기 때문이다. 나오는 눈물을 애써 참으려는 움직임도 보였지만, 가슴에 꽂히는 대사들은 또 다시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언론배급시사회가 14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다양한 영화 관계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들은 영화가 캐스팅 단계부터 악플, 평점테러에 시달린 만큼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82년생 김지영'은 2016년 출간 이후 누적 판매 100만 부를 돌파한 동명의 베스트셀러다. 이 작품은 여성이 겪는 부당함과 고충을 현실감 있게 표현해 관심을 받았지만, 일부 페미니스트를 상징하는 책이라는 의견이 나오면서 논란이 됐다. 이후 출연을 결정한 정유미와 공유는 악플에 시달려야 했고, 영화는 개봉 전부터 평점 테러를 당했다.


김도영 감독은 배우 출신으로 '82년생 김지영'이 첫 장편 영화다.
 /김세정 기자
김도영 감독은 배우 출신으로 '82년생 김지영'이 첫 장편 영화다. /김세정 기자

김도영 감독은 "원작이 관심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저는 사회적인 의제들, 원작이 이야기하는 바를 더 집요하게 넣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지영이는 자신의 말을 찾아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한 사람이 성장해가는 이야기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14일 시사회를 통해 세상에 공개된 영화는 원작과 대부분 비슷했다. 영화는 육아에 치이고, 시댁에 치이는 김지영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집안일 하랴 아이돌보랴 제 얼굴 한 번 돌아볼 시간이 없다. 그러다 가끔씩 찾아오는 여유시간에는 멍하니 하늘을 바라본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마저도 아이가 허락하지 않는다.


직장생활을 하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김지영의 모습은 지극히 평범하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하며 겪는 부당함과 아내와 엄마기 때문에 감내해야하는 고통 등을 보여주며 현실의 고단함을 살렸다.


정유미는 영화에서 김지영 역을 맡아 열연했다.
 /김세정 기자
정유미는 영화에서 김지영 역을 맡아 열연했다. /김세정 기자

김지영 역을 연기한 정유미는 "30대라는 인물 설정은 같지만, 결혼을 하지도, 육아를 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공감을 쉽게 하진 못했다. 하지만 현실감있게 표현해 이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하면서 어렵거나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부분이 있을 때는 소설에서 구체적으로 표현돼서 해당하는 단락을 읽고 시나리오를 봐가며 감독님이랑 이야기했다. 소설에도 많은 도움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영화에서 주목할 점은 김지영 주변에 있는 가족들의 모습이다. 나쁘게 그려진 인물은 없다. 각각이 가진 가정환경과 사회, 시스템, 관습 때문에 발생하는 갈등을 그렸다. 김도영 감독은 "개인의 캐릭터로 상처받기 보다는 배경, 사회적인 풍경들을 더 짚고 싶었다. 그게 원작이 말하고 있는 의도와 가깝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가족의 모습이 돋보인다.


공유는
공유는 "성별을 떠나 인물이 성장하는 이야기를 다뤘다"며 "이 이야기를 많은 관객과 공유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세정 기자

김지영의 남편 대현 역을 맡은 공유 역시 "영화를 접하고 가족이 많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 나오는 장면이 유독 좋았다.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도 엄마에게 전화한 기억이 난다. 그 때 '날 어떻게 키웠어?'라는 질문을 했는데 그냥 웃으셨다"고 말했다.


공유는 영화에서 배려심 많은 남편 대현 역으로 등장한다. 원작에서 그려진 무심한 남편의 모습과 다르다. 지영의 고단함을 일찌감치 알고 달래주는 인물로 등장해 힘이 되어준다.


공유는 "사람들이 잘 모를 수도 있는 제 소소한 평범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이 영화에 임했다"며 "캐릭터가 현실과 맞닿아있었고, 김도운 감독이 잘 이끌어주신 것 같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느낀 감정이 영화에서 잘 표현됐다. 이 영화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영화의 결말은 희망을 이야기한다. 김도영 감독은 "원작 조남주 작가님이 저의 첫 관객이신데, 소설보다 한 발 더 나아간 이야기인 것 같다고 과찬했다. 제게 이 영화를 선물 받은 것 같다고 문자를 했는데 그 문자가 제게 선물이 됐다. 관객들의 마음에도 잘 닿을 수 있겠구나라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82년생 김지영'은 오는 23일에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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