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95억 캄보디아 아내 교통사고' 남편 금고 2년…"졸음운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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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고법 형사6부(허용석 부장판사)는 10일 '보험금 95억원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사망 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남편에게 금고 2년을 선고했다.
 /남용희 기자
대전고법 형사6부(허용석 부장판사)는 10일 '보험금 95억원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사망 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남편에게 금고 2년을 선고했다. /남용희 기자

살인죄 대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적용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1심에서 무죄, 2심에선 무기징역으로 판단이 엇갈렸던 이른바 '보험금 95억원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살해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금고 2년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형사6부(허용석 부장판사)는 10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50) 씨에게 금고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쟁점이었던 계획 살인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살인죄 대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죄를 적용했다.


이 씨가 아내를 살해하려고 일부러 사고를 꾸민 것이 아니라 졸음운전으로 인한 불의의 사고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피해자 사망에 따른 보험금 95억원 가운데 54억원은 일시에 나오는 게 아닌 데다 피고인 혼자가 아니라 다른 법정 상속인과 나눠 지급 받게 돼 있었다"며 "아이를 위해서도 보험을 많이 가입했던 점,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었다고 보이는 점 등 살인 범행 동기가 명확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졸음운전을 했다는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된다"며 "만삭의 아내가 안전벨트를 풀고 좌석을 젖힌 채 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만큼 더 주의를 기울여 운전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시신에서 수면 유도제 성분이 검출된 부분에 대해선 "그 성분이 임신부나 태아에게 위험하지 않다는 감정이 있다"며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제품에 쓰이는 성분인 점 등으로 미뤄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일부러 먹였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이 씨는 2014년 8월 23일 오전 3시께 캄보디아 출신 아내와 스타렉스 승합차를 타고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을 달리다 천안휴게소 인근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아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아내는 임신 7개월이었으며, 차량 속도는 시속 70~80㎞였다고 한다. 이씨는 수사기관에 "졸음 운전을 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검찰과 경찰은 이를 수상하게 여기고 수사를 이어갔다.


이 씨만 안전벨트를 했고, 아내가 앉아 있던 조수석이 운적석에 비해 크게 부서진 점이 미심쩍었다. 게다가 아내의 시신에서 수면 유도제가 검출되고, 아내가 사망했을 경우 95억원을 받을 수 있도록 가입한 보험 가입 이력은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검찰은 이러한 정황과 증거를 토대로 이 사건을 보험금을 노린 이 씨의 계획 살인으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씨에게 보험 가입을 권유한 설계사들은 대부분 이씨가 운영하는 잡화점 고객들이었고, 이 씨 몸에서도 아내와 같은 수면 유도제 성분이 나와 감기약을 함께 복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여러 간접 증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이 씨의 계획 살인"이라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1심이 든 무죄 사유들과 함께 잡화점을 운영한 이 씨의 월수입이 1000만원을 넘어 범행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 등을 이유로 2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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