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쉼 없었던' 박항서호, 잠시 멈춰간다[베트남 북한]

스포츠투데이



[스포츠투데이 노진주 기자] 박항서 감독의 '매직'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잠시 쉬어가는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16일(한국시각)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서 북한에 1-2로 역전패했다.

2무1패(승점 2)를 기록한 베트남은 조 최하위로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지난 2018년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베트남은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했지만, 단 1승도 수확하지 못하며 고개를 떨궜다. 반면 이미 2패로 조기탈락을 확정 지었던 북한은 이날 승리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베트남의 출발은 좋았다. 전반 16분 호 탄 타이의 크로스를 응우옌 띠엔 린이 가볍게 마무리하며 1-0으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베트남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전반 27분 강국철의 프리킥이 베트남 골키퍼 부이 티엔 중의 정면으로 향했다. 그러나 부이 티엔 중이 캐치와 펀칭을 고민하면서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공은 부이 티엔 중의 손을 맞고 튕겨 골라인을 넘어갔다. 결국 전반전은 1-1로 종료됐다.

다음무대를 밟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베트남은 후반전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나 북한은 틈을 내주지 않았고, 시간이 흘러갈수록 베트남 선수들은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베트남에서 나와선 안 되는 실수가 나왔다. 후반 43분 수비 상황에서 나오지 않았어도 될 반칙으로 북한에 페널티킥을 내줬다. 리청규가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북한이 2-1 역전에 성공했다. 설상가상으로 후반 추가시간에 쩐 딩 쩡이 불필요한 반칙으로 퇴장을 당했다. 결국 경기는 북한의 승리로 종료됐다.

이 대회는 2020 도쿄올림픽 직행 티켓이 걸려있다. 개최국인 일본을 제외하고 상위 3팀에 그 티켓이 돌아간다. 박항서호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사상 첫 올림픽행도 물거품이 됐다.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이번 대회를 마친 박항서 감독이지만, 무조건 비난을 할 순 없다. 성인대표팀까지 함께 이끌었던 박항서 감독은 2년 전 이 대회 준우승을 차지하며 베트남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트렸다. 또한 아시안게임 4강, 스즈키컵 우승, 동남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역사에 남을만한 족적을 남겼다. 이 대회에서 박항서 감독의 '매직'은 나오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쉼 없이 달린 박항서호에 잠시 쉼표가 찍힌 것으로 봐야한다.

[스포츠투데이 노진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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