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경제 감염 시작…지갑이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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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지역을 비롯한 전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지난 25일 오후 서울 동작구의 한 대형학원 강의실이 비어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1월 소비가 코로나19 영향으로 큰 폭 줄었다. 중국인 여행객 감소 등에 따른 여행업과 면세점의 타격이 컸다.


더 큰 문제는 아직 본격적인 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닥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2월에 진행된 확진자의 급증과 폐렴 사망자 발생에 따라 2월 경기지표들은 큰 폭으로 후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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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26.84포인트(1.28%) 내려 하락 마감한 가운데 지난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중국 여행객 줄어들어 여행업·면세점 타격

28일 통계청의 '2020년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월비 3.1% 줄었다. 이는 구제역과 한파가 몰아쳤던 2011년 2월(-7.0%) 이후 8년 11개월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화장품 등 비내구재(-0.7%), 신발·가발 등 준내구재(-2.2%), 승용차 등 내구재(-8.5%) 모두 줄었다.

아직 국내 확진자는 극소수였던 1월이지만 코로나19의 영향이 곧바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부터 중국 여행객이 줄어들면서 여행업이 16.6% 줄었다. 면세점은 입국자가 줄어들며 17.3% 줄었다. 내구재에서 8.5% 줄어든 이유는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가 지난해 끝난 데 따른 기저효과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내에서 1월 20일에 첫 확진자가 나온 뒤 1월 5주차부터 코로나19가 운수업, 숙박음식업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부품수급 문제나 확진자가 발생한 생산라인 폐쇄 등에 따른 본격적인 영향들은 2월에 포착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어 "메르스 당시 발생 3개월 전과 후를 비교하면 숙박음식업 3.6%포인트, 스포츠여가업 2.6%포인트, 도소매업 1.3%포인트씩 하락했던 사례가 있다"며 "당시도 사태가 해결되면 곧바로 반등했던 것처럼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면 그때 본래의 경기 개선 흐름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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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천안 사업장 내 반도체 패키징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소비 뒷걸음질에 생산은 제자리 걸음

한편 지난달 전산업 생산은 0.1% 증가에 그쳤다. 광공업은 1.3% 감소했으나 서비스업에서 0.4% 늘었다.

설비투자는 6.6% 줄고 건설기성은 3.3% 늘었다. 설비투자 감소는 지난해말부터 이어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설비투자에 따른 기저효과다. 투자는 지속되지만 1월말 구정이 껴 있어 계획된 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설비투자 중 기계류(-6.0%) 및 운송장비(-8.0%) 투자가 모두 감소했다. 국내 기계수주는 공공수주(-34.7%)와 민간수주(-11.6%)가 모두 큰 폭으로 줄었다.

현재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오르며 2달 연속 상승했다. 미래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오르며 5달 연속 상승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2월부터 두 지수 모두 후퇴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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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2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진짜 피해는 2월부터 시작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당초 예상보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경제주체들의 경제활동과 심리 위축도 커지는 모습"이라며 "매일 점검 중인 속보지표에 따르면 여가·문화 등 서비스업이 크게 위축되고 관련 소비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차관은 "1월 산업활동동향에는 일부 지표를 제외하면 코로나19 영향이 크지 않았지만 2월 동향부터는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생산·소비 등 지표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며 "정부는 경제비상시국이라는 엄중한 인식 하에 코로나19 파급영향을 최소화하고 조기에 극복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최우영 기자 young@, 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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