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서울지법원장 "명재권 판사 못나와…'난처한 입장' 양해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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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기 서울지방법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법·서울중앙지법·서울행정법원 등에 대한 2019년 국정감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 사진=뉴스1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법원·서울중앙지법 등 수도권 법원 국정감사.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출석 여부를 놓고 여야 의견이 엇갈려 정회했던 이날 국감이 일단 재개됐다.

민중기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은 명 판사의 출석을 촉구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난처한 입장'을 양해 바란다"며 명 판사가 출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명 판사는 조국 법무부장관의 동생 조모씨가 학교법인 웅동학원 비리에 연루된 혐의와 관련 청구된 구속영장을 지난 9일 기각 결정한 법관이다.

한국당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이날 오전 국감 정회 중 국감장 옆에 마련된 기자실을 찾아 "민 법원장에게 명 판사가 자진출석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민 법원장은 (명 판사의 출석을) 절대 못 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하고 돌아갔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를 두고 "영장 기각 사유가 문구 하나하나 다 모순되지 않느냐"며 "이 부분에 확인을 못 한다면 국정감사가 너무 무력화·형혜화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조씨는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불출석하고 서면으로 구속영장 심사를 받았다. 명 판사는 조씨의 구속 수사 필요성을 서면으로 심사하고 기각 결정을 내렸다.

명 판사는 조씨의 영장 기각에 대해 "주요 범죄(배임) 성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주거지 압수수색을 포함해 광범위한 증거 수집이 이미 이뤄진 점, 배임 수재 부분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있는 점, 수회에 걸친 피의자 소환 조사 등 수사 경과와 피의자 건강 상태, 범죄 전력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법사위 국감은 명 판사 출석을 둘러싼 공방으로 오전 중 40여분 정회한 후 오전 11시50분쯤에야 본질의를 시작했다.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간사간 협의가 되지 않고 있다며 "일단 회의를 진행하고 명 판사 본인이 자진출석하면 답변할 기회를 드리고 본인이 출석할 수 없다고 하면 그것으로 끝내겠다"고 했다.

감사 재개 후 한국당 의원들은 명 판사의 영장 기각 결정이 잘못됐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이에 민 법원장은 "현재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법원장이 영장 담당 판사의 처리 결과, 특히 구체적인 기각 사유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민 법원장은 "특히 이 사건은 검찰에서 영장 재청구 방침을 밝힌 상황"이라며 "제가 종전 영장심사가 잘못됐다면 발부를 암시하고 잘됐다고 하면 기각을 암시한다. 난처한 입장을 양해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원의 영장 발부 관행에도 책임을 물었다. 이 의원은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이 98%이고 기각이 1%인데 법원이 적절히 판단했겠지만 통계만 놓고 보면 '자판기'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 법원장은 "압수수색 영장이 남발된다는 것은 뼈아프게 생각한다"며 "강제수사는 기본권 침해를 수반하므로 다른 수사에 의한 증거확보 수단이 없을때 최소한 범위 내에서 행해져야 한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영장은 당사자에게 사본을 교부하고 원본은 집행 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며 법원의 영장 대장 관리가 안 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민 법원장은 "영장 집행 통제라는 측면에서 (원본을) 법원에 제출하게 하는 것도 적법성 확보에 도움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회 전 약 한 시간 정도 이어진 공방에서 여당과 범여권 의원들은 한국당 의원들의 명 판사 출석 요구가 법원 압박이라며 비판했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국감까지 정치적 시도를 하느냐"며 "영장 역시 재판인데 국감을 빌미로 국회가 개입하려는 시도는 너무 참담하다"고 말했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도 "법원의 영장 발부 여부를 한국당 의원총회 허가 받고 하라는 법은 없다"며 "판사를 증인으로 채택해 묻는 것은 삼권분립 원칙에도 어긋나고 재판에 간섭하는 일"이라고 제지했다.

이에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김경수 경남지사를 구속시킨 성창호 판사를 '양승태 키즈(Kids)'라고 민주당 기자간담회에서 말하지 않았느냐"며 "정치 공세라며 판사를 낙인 찍는 것 누가 먼저 했느냐"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이철희 의원은 질의 순서에 "부끄럽고 창피해서 법사위 못하겠다"고 한탄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야당이었을 때 2017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영장이 기각되니 '영장 기각은 법원의 치욕'이라고 했는데 2년 만에 여야가 바뀌었다"며 "조 장관 동생 영장이 기각되자 우리 당은 적절한 판단이라고 하고 한국당은 사법부 수치라고 했다. 이게 뭐냐"고 말했다.

백지수 , 안채원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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