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안 발표 3시간 만에…조국 '사퇴' 결심한 이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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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돌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모펀드 개입과 딸 입시특혜 등 각종 논란속에서 법무장관으로 취임한지 딱 35일만이다. 이미 검찰개혁안을 준비하면서 청와대와 사전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오늘 법무부 장관직을 내려놓겠다"고 돌연 밝혔다. 검찰의 직접수사 축소를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안'을 발표한지 약 3시간만에 장관직을 내려놓겠다고 한 셈이다.

실제로 조 장관은 이날 검찰개혁안을 준비했던 실무진들과 이날 장관실에서 도시락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사 후 흩어졌다가 비서를 통해 다시 모이라고 한 뒤에 '언론 보도를 보고 내 사퇴 소식을 알게 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취지로 말하며 사퇴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검찰개혁은 학자와 지식인으로서 제 필생의 사명이었고 오랫동안 고민하고 추구해왔던 목표였다"며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기초한 수사구조 개혁',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 등은 오랜 소신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을 위해 문재인 정부 첫 민정수석으로서 또 법무부 장관으로서 지난 2년 반 전력질주 해왔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부인인 정경심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코 앞에 닥쳤다는 점도 조 장관이 사퇴 결심을 하게 한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오는 15일에는 법무부 국정감사가 예고돼 있다.

조 장관은 가족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이유 불문하고, 국민들께 너무도 죄송스러웠다"면서 "특히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중앙지검‧ 대구지검‧ 광주지검 3개청에만 특별수사부를 남기고 수사범위를 축소하는 내용의 검찰개혁안을 발표했다. 다음달 15일 국무회의 의결 후 즉시 시행한다는 방침이지만 '현재 수사중'인 사건은 제외하기로 했다. 지난 13일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검찰개혁방안을 재확인했다.

앞서 지난 8일에는 취임 한달을 맞아 11가지 '신속추진 검찰개혁 과제'를 발표했다. 특수부 수사를 최소화하고 인권존중의 수사관행을 확립하기 위한 행정부 차원의 법령 제·개정 작업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그는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면서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하다"면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다. 온갖 저항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이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 국민들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가족들이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데 대해서는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러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한다"며 "저보다 더 다치고 상처 입은 가족들을 더 이상 알아서 각자 견디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된 부인 정씨에 대한 미안함도 드러냈다. 조 장관은 "원래 건강이 몹시 나쁜 아내는 하루하루를 아슬아슬하게 지탱하고 있다"면서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 곁에 지금 함께 있어주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 장관은 "저의 쓰임은 다했다. 이제 저는 한 명의 시민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허허벌판에서도 검찰개혁의 목표를 잊지 않고 시민들의 마음과 함께 하겠다"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저를 딛고, 검찰개혁의 성공을 위하여 지혜와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미호 , 하세린 , 오문영 기자 be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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