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들킬라…모바일서 심리상담하는 20·30세대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김윤경 기자] #새내기 직장인 A(26) 씨는 요즘들어 부쩍 무기력감을 느끼고 피로를 호소한다. 오랜 취업준비 끝에 원하던 곳으로 입사했지만, 잦은 야근과 상사의 호통, 미흡한 업무 성과로 스트레스를 받아오던 A 씨는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놨다. 우울증일 지도 모른다는 친구의 말에 A 씨는 친구 권유로 모바일 심리상담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현재 심정이나 가족환경, 근무환경 등을 꼼꼼히 기재해두면 상담 전문가가 답변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써 어느 정도 울적한 마음은 떨쳐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니다보니 갈증을 느낀다"고 했다.




최근 학업과 취업, 대인관계 등으로 심리적 고통을 겪는 20·30대가 부쩍 증가하며 모바일 심리상담 이용이 확산하고 있다. 핸드폰을 이용해 손쉽게 우울증이나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는 등 각종 장점으로 심리 상담의 벽을 허물었으나, 비대면 서비스인 만큼 비언어적 요소에 대한 관찰이 배제돼 있다는 지적도 따른다.



모바일 심리상담은 어플 내에 익명으로 자신의 고민거리를 이야기하고 상담 전문가가 일대일로 심리상담을 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한 심리상담 메신저는 전화나 메신저로 분야별 전문가가 의뢰인의 상담을 돕는다. 현재 다운로드 수는 5만 회 이상이다.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및 일대일 상담 한 카페 회원 수는 50만 명 이상에 달한다.



또 심리상담을 해주는 어플을 모바일 내에서 검색해보면 10여개 가까이 노출된다.





20·30 세대의 우울증이 급증하는 가운데 접근성이 뛰어난 심리상담 어플이 인기를 끈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9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세대별 우울증 환자 비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의료기관을 찾은 20대 우울증 환자는 9만8434명으로 2012년(5만2793명)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20대 뒤를 이은 세대는 30대로 이들은 2012년 7만4747명에서 2018년 9만8434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세대별 증가율은 20대가 86.5%로 다른 세대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젊은 세대가 심리상담 어플을 찾는 데에는 △상담 내역이 기록되지 않고 △익명성 보장 △대면 상담 대비 저렴한 비용 △장소·시간에 대한 약한 제약 등이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현대인의 정신건강'과 관련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많은 사람들이 심리적 이상에 사회적 편견을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울증 및 심리적 증상에 대한 사회적 편견 관련 인식평가' 항목을 살펴보면 '심리적 고통이나 증상을 겪는 사람들을 차별하는 경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77%에 달했다.



또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차별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사회적 태도가 강하다 보니 적극적으로 치료와 상담을 받는 것이 어렵다는 의견도 다수 존재했다. 이같은 의견은 전체 응답자 중 75.1% 공감하며 정신과 방문 등 진료이력에 대한 공포감이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모바일 심리상담 어플 사용자 B(28) 씨는 "최근 여자친구와 헤어진 데다가 키우던 반려묘까지 죽어 하루에도 몇 번씩 부정적인 생각을 한다"고 털어놨다. B 씨는 "나도 모르게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 같지만 친구들에게 털어 놓으면 놀림받기 일쑤이고, 아닌 걸 알면서도 괜히 기록이 남아 불이익을 당할까 걱정했다"면서 "최근 어플로 우울증 상담을 받았는데, 익명이 보장돼 마음이 한결 편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는 비대면식 우울증 및 심리 상담에 대해 주의를 당부했다.



김재훈 마이스토리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주변 시선이나 심리 상담 기록이 남을까 우려돼 온라인 상담을 원하는 젊은 층이 부쩍 늘었다"면서 "온라인 심리 상담은 대면 상담이 어렵거나 부담스러울 경우 좋은 상담 창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온라인 심리 상담에 대한 연구 결과가 존재하는 등 그 효과가 입증된 방법이기는 하나 약식인 만큼 한계가 따르는 것은 사실"이라며 "내담자와 상담자의 관계 형성, 표정이나 몸짓 등 비언어적 요소 등은 상담에 있어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대면 상담에 100%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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