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것 같았다"..윤지혜, 개봉 앞둔 '호흡' 비판→'호흡' 측 오늘(16일) 입장발표[종합]

[OSEN=심언경 기자] 배우 윤지혜가 자신이 출연한 영화 '호흡'(권만기 감독)의 촬영 현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지혜는 굳이 개봉을 앞둔 시점에서 이 같은 폭로를 택한 이유에 대해 "죽을 것 같아서 참을 수 없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에 '호흡' 측은 오늘(16일) 입장을 정리해서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호흡' 촬영 현장에 대한 윤지혜의 폭로는 지난 14일 시작됐다. 윤지혜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유감의 말씀을 전하게 됐다. 저를 응원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께 이런 소식을 드리게 되어 저도 무척 괴롭고 죄송한 마음이다"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윤지혜에게 '호흡' 촬영은 '아직까지도 회복되지 않는 끔찍한 경험들'이었다. 무려 2년 하고도 몇 개월이 지났지만, 윤지혜는 "애정을 가지고 참여한 작품에 너무 가혹한 상처들만 남았다"며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했다.

윤지혜가 지적한 '호흡' 촬영장의 문제는 배우가 연기하기 위한 기본조차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 윤지혜는 "안전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주행 중인 차에서 도로로 하차해야 했다", "지하철에서 도둑 촬영하다 쫓겨났을 때 학생 영화라고 변명 후 정처 없이 여기저기 도망 다녔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윤지혜는 '호흡' 측의 마케팅을 두고 울분을 토했다. 윤지혜는 "개봉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에도 동요하지 않으려 '스스로 더 좋은 작품 하면 돼'라고 다잡으며 버티고 있는 저는 어제 마케팅에 사용된 영화와 무관한 사진들을 보고 다시 한번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되었다. 대체 누구 눈에 밝은 현장 분위기였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걸작이라는 문구는 대체 누구의 생각인가. 상 몇 개 받으면 걸작인가. 이 영화는 불행 포르노 그 자체다. 그런 식으로 진행된 작품이 결과만 좋으면 좋은 영화인가"라며 비판했다.

윤지혜는 자신의 폭로가 화제에 오르자, 15일 다시 입을 열었다. 윤지혜는 "주연배우로서 선배로서 참여했던 분들에게 보다 나은 해결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그럴 여유를 갖지 못하고 이렇게 스스로 무너지고 말아 참여하신 분들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 영화 홍보 문구처럼 '질긴 악연'을 다루는 영화를 찍다가 정말 질긴 악연이 됐다. 실망하셨을, 함께 했던 분들의 노력을 책임지지 못해 죄송하다"고 털어놨다.  

'호흡'은 곧 개봉을 앞두고 있다. 현장이 열악했다 해도 초저예산 독립영화인 만큼, 굳이 개봉 직전에 초를 칠 필요가 있었냐는 지적도 있다. 이와 같은 일부 여론을 의식한 듯, 윤지혜는 "묵인하는 것보다 털어놓고 벌어지는 이후의 일들을 감당하는 것이 제 건강에 좋을 것 같았다. 일단은 제가 너무 괴롭고 죽을 것 같아서 참을 수 없었다"며 "많은 의견들로 제가 벌인 일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데, 저는 후회하지 않으려고 한다. 단편만 보고 이 상황에 대해 판단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윤지혜는 제대로 된 출연료도 받지 못했다며 추가 폭로를 이어갔다. 윤지혜는 "저는 돈을 떠나 이 작품에 참여했고, 처음에는 노개런티로 해주길 제안받았다. 하지만 저는 희생, 열정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노개런티라는 말을 너무 싫어하니 형식적으로라도 받아야겠다고 전했고, 백만 원으로 책정된 금액을 받게 됐다"며  "노동으로 친다면 최저시급도 안 되는 정말 형식적인 금액이었고, 소속사와 나눈 후 제게 입금된 것은 몇십만 원이었다. 그 돈에 대한 책임을 물으신다면 저는 저의 발언을 할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윤지혜는 자신을 응원해준 네티즌에게 감사를 표했다. 윤지혜는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개인적인 고통을 토로한 것이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의 격려를 받게 되어 송구하다. 좌절하지 않고 지치지 않고 기운 차리겠다. 건강하겠다. 걱정 끼쳐드리지 않겠다. 좋은 연기로 앞으로 보답해드리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호흡' 측은 한 매체에 "16일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직 '호흡' 측 입장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향후 윤지혜의 폭로전이 어떻게 전개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 개봉은 다가오고 파장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논란이 어떤 식으로 마무리될지 궁금하다.

한편 ‘호흡’은 한국영화아카데미 KAFA의 제작물로, 아이를 납치했던 정주와 납치된 그 날 이후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져 내린 민구가 12년 만에 재회하면서 이어지는 악연을 강렬한 호흡으로 그려낸 심리 드라마다. 오는 19일 개봉. /notglasses@osen.co.kr

[사진] OSEN DB, '호흡' 스틸컷, '호흡' 포스터